목적은 공부하는 모임인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놀기 위한 모임이 아닌가 의심해 보기도 합니다. ^^


봉천동나눔의집에는 활동가들의 자발적 모임이 있습니다. 공부 모임. 저는 사실 독서 모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모임의 한 간사는 공부 모임이라고 우기기에 그렇게 알기로 했습니다.


지역활동가 공부 모임은 2015년 5월부터 매월 한차례 모입니다. 지역활동가라 이름 붙였지만 봉천동나눔의집 산하의 실무자들입니다.


책만 읽은 것이 아니라 1박 2일 캠핑가기, 보드게임, 영화 보기와 칵테일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입니다. 사실 다양한 활동이라 부르고 음주를 위한 꺼리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동안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B급철학’, ‘동물농장’,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클래식 강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시 감상 및 발표’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스스로의 내공을 기르기도 했지요.


생각을 나누고 같은 비전을 꿈꾸며 현재 할 수 있는 미션을 고민하는 꾸준한 모임을 가져왔기에 2017년부터 지역 내 저소득층 주민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현재까지 해오는 나눔야학도 그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


지역은 다르나 같은 꿈을 꾸는 노원나눔의집 맑은 숲 돌봄 협동조합의 김승연 센터장이 밥을 먹고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생활 공동체였던 옛 나눔의집의 모습이 행정이 우선되고 실무자의 능력을 우선해서 보는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 매우 그립다고 합니다.


봉천동나눔의집도 오랜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진 듯합니다.


그러나 김승연 센터장이 그리워하는 그 생활 공동체의 모습이 봉천동나눔의집엔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요. 전구가 나갔다고, TV가 왜 안 나오며 작은 컨테이너 사무실을 찾는 어르신들과 수다가 떨고 싶을 때 찾아오는 주민과 추억을 간직한 옛 활동가와 주민들. 


능력도 있지만 서로를 보듬고 북돋아 주는 공동체. 현재와 옛 정서가 함께 살아있는 봉천 공동체의 모습은 바로 공부 모임과 같은 활동가들의 꾸준한 만남과 활동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박봉의 활동가들 다수가 모이다 보니 도서구매과 문화 체험도 사실 저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녁식사와 간식도 사실 잘해야 자장면 한 그릇이요. 치킨에 맥주가 뒤풀이의 전부지만 - (사진)이번 달 공부 모임은 간식이 제법 풍성하군요 ^^;; - 모임에서 나눠지는 이야기꽃은 항상 풍성합니다.


공부모임이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고 고민하는 자리를 통해 활동가들도 살찌우고 지역 공동체가 살찌울 수 있는 모임을 이어가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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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8. 12. 14. 10:19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차가운 겨울 저녁

교실가득 하객들이 모였다

 

자식들 다 키우는 동안

참고 누르고 기다려 온

배움의 꿈 이루려고

 

자식들과 같은 또래의

착한 선생들이 수업하는

나눔야학에 다닌지 두 해

 

거의 한 날도 빼먹지 않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보고 듣고 쓰고 되뇌이며

 

배움과 깨침의 기쁨 누리고

떨리는 가슴으로 응시한

고졸검정고시에 어렵게 합격

 

그러나

나이 60이 넘은 그이는

검정고시가 꿈은 아니었단다

 

집 밖으로 나오고 싶었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서

발디딘 곳이 이곳 야학이란다

 

남들은 시험 합격하면

다들 발 길을 끊는 데

그이는 계속 나오고있다

 

배움의 기쁨을 알고

가르치는 보람을 알려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마련한

 

그리운 동요 정겹게

흥겨운 캐롤 신나게

간절한 꿈노래 함께 부른

 

이 눈물겨윤 졸업식 덕분에

찬 바람부는 겨울저녁

우리는 서로가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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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8. 10. 31. 14:26


나눔야학 개교 이래 처음 졸업생 한 분이 생겨서 조촐하게 자리를 마련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4절까지 다 함께 부르는 거로 졸업식 축가를 대신했는 데 "설렘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이 부분에서 목이 메었다.


이어 주인공 졸업생을 위해 동료 학생들과 교사들 몇이 돌아가며 축하 말을 나눴다. 올봄에 초등과정을 마치고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자신의 어머니가 떠오른다며 잠시 울먹이는 영어 선생님. 이번 검정고시 잘 못 봤지만, 야학에 더 나올 수 있게 되어 너무너무 행복하다는 학생분. 아낌없이 나눠주는 선생님들 열심히 배우는 학생분들 만나니 힘 나고 힐링 된다는 도우미샘. 나눔야학 덕분에 소원도 풀고 남편이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며 얼굴 가득 미소 품고 좋아하는 그리고 앞으로 사회복지사 시험에 도전하여 자기처럼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언젠가 야학의 후배님들께 도움이 되고 싶다는 착하디 착한 우리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으로 전하는 이야기에 우리는 어느새 하나가 되었다.


야학에선 모두가 선생님이다. 배움에 누구보다도 앞장선 학생들이 최고의 선생님이고 그런 학생들이 보고 싶어 퇴근 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나누는 이들도 선생님이다.


한 사람을 축하하기 위해 모두 한마음이 된 한여름 밤의 졸업식 이런 감동과 기쁨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이고 싶다.                                                                


- 나눔야학 교사 박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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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꽃이 너무 예뻐요. 저는 소풍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가정 형편 때문에 진학도 어려웠지만 소풍 역시 갈 수 없었다는 ** 어머니는 생에 첫 소풍에 얼굴 표정을 어찌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별스럽지도 않은 일에도 계속 웃음을 지었습니다. 


지난 4월 14일 나눔야학에서 서울 항동에 있는 푸른 수목원으로 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비가 올 것이란 예보에 연기해야 하나 전날부터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부슬비 정도로 소풍엔 지장이 없었습니다. 


김밥도 함께 먹고 박영하 선생님과 함께 야학에서 배운 하모니카 연주도 하고 누군가에겐 생에 가장 큰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에 참여 선생님이나 봉사자들에게도 뿌듯함을 주었습니다. 


모두 함께 갔으면 좋았으련만 생계 때문에 세분이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 참~ 이번 4월 검정고시에서 조** 어머님이 고등 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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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관악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박영하 선생님이 아닐까 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중 한 분이지요. 지역에서 박영하 선생님을 만난 건 2017년 초부터 입니다. 경청과 관계성 회복 프로그램인 신뢰서클 모임과 의료협동조합 활동인 '통증아카데미' 수업에서죠. 


청소년을 위한 인문교양 서적인 '묵자'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꿈 노트’를 통해 이미 성함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만날 뵐 수 있었던 건 그맘 때입니다. (사진 오른쪽 박영하 선생님. 야학 개학식에서 교과서를 나눠주는 모습)


2017년 초 자활센터 주민분들을 대상으로 나눔야학을 기획했습니다. 자활내 34% 정도가 이력서조차 낼 수 없는 고졸 미만의 학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좋은 취지였지만 학생을 가르칠 봉사자 구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지역 교원단체에 이야기도 해 보았지만, 급히 진행된 기획이라 과목별 담당 선생님을 구할 수 없었지요. 


"저희 야학에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가 없는데 선생님이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물론이죠~" 한 번의 망설임 없이 기꺼이 응해 주셨습니다. 박영하 선생님은 전 서울 여상 윤리 교사입니다. 교사였다고 하지만 바쁜 일정에 정규적인 수업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도 흔쾌히 대답해 주셨어요. 통증 아카데미 수업에서 제가 해드린 마사지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면서 "빚진 마음이 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좋은 교육을 받았고 또 20년 교직 생활도 잘 누렸고 풍족하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았어요. 이 나이쯤 되니 제가 받은 걸 사회에 나눠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회에 발 디딜 때 만해도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 그래도 사회 분위기였고 꿈도 꾸고 키워나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나오고 당연하다는 듯 계급을 나누게 됐어요. 저는 청소년, 청년들에게 그런 사회적 계층이 아닌 누구나가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꿈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책도 썼고, 앞으로 꿈을 지원하는 회사도 한번 만들어 볼까 합니다. 꿈수저 좋지 않아요? 잘되지 않을까요?"

 

꿈을 키우는 회사 멋지지 않나요. 저나 나눔의집은 그런 선생님의 꿈을 응원합니다. "그럼요. 선생님이 하시면 잘 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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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7. 12. 31. 19:04


지난 8월, 단 3개월 만에 중등과정과 초등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한 세분의 이야기를 기억하실 거에요. 놀라운 일이기도 했지만 준비했던 저희에겐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9월 고등 검정고시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여덟 분이 신청하셨지만 한 분이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셔서 일곱 분이 수업을 하시기로 했어요. 그중 두 분은 바로 저희 나눔 야학을 통해 중학 검정고시에 합격하신 분들이구요.


지난 학기에도 참여하셨던 김연선, 박영하, 한상대 선생님은 물론이고 놀랍게도 이번 학기엔 송경상, 김재기, 채수범, 유숙현, 정춘규, 박상민, 이태호, 박성호, 정민주 선생님 등 총 열두 분이 함께 해주시기로 했어요. 물론 저희 실무자도 10명이 봉사자로 참여하기로 했답니다. 스태프가 어마어마하죠? ^^ 


이번 학기엔 단순히 검정고시 합격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경험하지 못했던 학교생활을 비슷하게라도 경험할 수 있도록 소풍도 가고 영화도 보고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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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7. 10. 11. 14:56

“청심원을 시험장 가서 곧장 먹을까요, 1교시 끝나고 먹을까요?”

10년의 교직생활 중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신선한 질문이었다. 그만큼 진지하고 긴장이 되셨으리라 나도 모르게 아빠미소가 새어나왔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3개월의 시간동안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는 게 없었던 학생 ‘분’들이었다. 


초여름의 문턱 관악지역 자활센터에서 내 인생 가장 특별한 학생들을 만났다. 

이른바 ‘최고령’ 학생들 - 처음엔 몰랐는데 우리 어머니 보다 2살 더 많은 분도 계셨다. 공책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손, 무언가 수줍어하는 눈. 하나같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첫 만남이었다. 나도 덩달아 긴장되는 분위기였지만 자기소개로 첫인사를 대신하고 야학수업 안내를 나누다보니 또 금방 소녀같이 웃어주셨다. 그 웃음을 보고 나서야 무거웠던 분위기가 낯선 그리고 ‘어린’ 교사 탓만은 아니었다는 안심이 들었다.


나눔야학 수업은 내가 더 많이 배워가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동안 학력란 쓰는게 민망해 이력서 한 번 내보지 못하셨다는 어머님들 - 나는 미처 느껴보거나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감히 그 어떤 위로도 드릴 수 없어 ‘용기가 대단하시다.’는 말로 대신 응원하였다. 


오랫동안 담아온 진실된 마음 탓이었을까. 10차시 수업시간 동안 어머님들은 그 어느 모범생보다 모범적이셨다. 수업내용을 녹음해가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고, 노트 필기를 깔끔하게 하기 위해 과목별로 나누고, 무엇보다 모르는 것은 끊임없이 물어보는 자세와 노력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내가 배운 것들은 학교 현장에서 우리 중학생 아이들과도 나누어 봄 직한 가치로운 것들이 되었다.   


네 가지 ‘정말’론이 일어났다. 1. 정말 열심히 하셨지만 2. 정말 처음 보는 국가 검정고시를 3. 정말 한방에 합격할 줄은 4. 정말 몰랐다. 검정고시를 앞둔 마지막 수업시간 - OMR답안지 체크 연습할 때에도 그렇게 긴장하시던 분들이었다. 그런데 응시한 세 분 모두 보란 듯이 합격하셨다니. 가을에도 쉬지 말고 한 단계 위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해 달라는 강한 주문이 담겨있었나 보다.  


내가 본 도림천은 늘 푸르렀다. 나눔야학 가기 전 냇가 돌무더기에 앉아 검정고시 차시를 한 번 더 확인하던 곳이었다. 이제 10월의 도림천은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물론 그곳에서 10분 남짓 떨어진 관악자활센터 - 우리 학생 ‘분’들과의 만남이 더 기대되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기쁨이다. 


- 한상대(나눔야학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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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 주민 중엔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분이 생각보다 많으세요. 노동부 일자리 포털사이트를 봐도 고졸 이하도 괜찮다는 사업장은 서울, 경기 지역에서 단 1곳뿐이라 주민분들 중 상당수가 이력서조차 넣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관악지역자활센터와 나눔의집 사무국이 지난 4월 말부터 중등과정 검정고시를 위해 야학을 열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거라 서툰 점도 많지만, 점점 체계를 갖출 것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성과가 있도록 모두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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