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6. 12. 24. 13:34

요즘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복돌아~, 복돌아~ 아유 이 녀석이 어디 갔어.”하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결연가정을 맺고 있는 박○○할머니가 강아지를 찾는 소리입니다. 문을 열면 사무실 근처에 하얀 강아지(?)가 뛰어 내려오는 것이 보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복돌이를 찾는 할머니 덕분에 동네 사람들은 복돌이를 다 아는 것 같습니다. 녀석은 낯가림이 있습니다. 처음 보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쓰다듬지 못하게 하죠. 특히 성인 남자들 곁에 다가가지도 않습니다. 젊은 아가씨는 예외입니다. 물론 사람의 매력 취향과는 달리 녀석 기준이 따로 있는 듯합니다. 제 눈에 예쁜 아가씨에겐 꼬리도 치고 머리도 들이밀며 쓰다듬어 달라고 아양을 떱니다. 물론 주인인 박 할머니에겐 든든한 동무이고 때론 화풀이 대상이기도 합니다. 


박 할머니는 이름이 많습니다. 성을 따서 그냥 박 할머니라 불리기도 하고 때론 할머니의 본 이름이 불리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문방구 할머니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다 다른 분인 줄 알았습니다. 모두 다 한 분을 이르는 말인 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할머니를 뵌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할머니 덕에 굉장히 오래 뵌 것 같은 친근함이 듭니다. 좀 전에 아랫동네에서 본 것 같은데 금방 또 다른 곳에서 할머니를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허리와 다리 통증이 심해져서 몸도 많이 아프시지만, 작년 할아버지를 여의시고 생계를 위해 홀로 파지 줍는 일을 하십니다. 할머니는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부지런히 움직이십니다. 이렇게 또 봉천동 홍길동 할머니라는 별명을 하나 더 추가해 드릴까 합니다.


여든여섯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프다는 말씀 한번 않고 먹거리 나눔 때도 “얻어먹고 도움받는 만큼은 못하고 내 할 수 있는 만큼은 도와야지”라며 제일 많이 도움을 주시던 복돌이 할머니가 요즘 부쩍 외로움을 많이 타십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꿈에 자주 나타나신다며 보고 싶다는 말씀도 많이 하시고 예전보다 많이 기력이 쇠해지신 듯합니다. 동내에서 대적할 이가 없다는 한 성격의 소유자이셨다는데 요즘엔 큰 소리 한번 없으시고 별일 아닌 일에도 눈물을 많이 흘리세요. 그나마 복돌이가 있어 많이 위로가 된다는 할머니, 아프지 마세요.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나눔의 집과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박유리 간사(가정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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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6. 12. 24. 13:31

헉헉거리며 9월의 어느 더운 날 고갯길을 올랐다.

‘괜히 온다고 그랬나... 아... 일단 가보자.’

문을 열고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뭔가 모르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일단 시작하자.' ‘어떻게 하면 돼요?’

‘거 앉아서 담아....’ 제일 대장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한마디 거드신다. ‘아.. 예...’

어리버리하게 자리에 앉아서... 어르신들이 지시하는 대로... 반찬을 나누어 담는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잡생각도 없어지고,,, 나름 열중하게 된다. 가져가신 분들 것 제하고, 가지러 오시는 분들 것도 제하고 서너 집은 배달을 가야 한단다. 고맙다고, 수고하시라고 연신 인사하시는 분들을 보며, 남을 돕는다는 것. 봉사한다는 기쁨이 이런 건가 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나눔의 집에 반찬 나눔 봉사를 시작한 지. 3개월여가 지나고 있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그냥 "일주일에 한두 시간 정도 하는 거니까."하고 아무런 의미부여도 하지 않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주 뵙는 어르신들의 안부도 궁금하고. 투닥거리긴 해도 사정이 있어 가지 못하는 날이면 어르신들도 왜 안 오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니...


봉사라는 것이 남을 돕는다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그분들을 통해 사람 간의 정을 느낄 수도 있어서 나 또한 얻고 배우는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내서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수고가 있긴 하다. 하지만, 처음의 걱정과는 다르게 받는 정도 있고, 봉사의 기쁨이라는 상투적이지만, 나 자신만의 뿌듯함 또한 생긴 것 같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그간에 좋은 일도 있었기에, 좋은 일하는 거니까 나에게 좋은 일이 더 생기는 건가 하는 긍정의 효과도 경험한 것 같다.


일주일에 하루, 한두 시간이지만, 학창시절 의무적으로 했었던 봉사활동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인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정을 느낄 수 있고, 주는 기쁨과 그 즐거움을 되돌려 받는다는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 임윤미(가정결연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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