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8. 12. 14. 10:19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차가운 겨울 저녁

교실가득 하객들이 모였다

 

자식들 다 키우는 동안

참고 누르고 기다려 온

배움의 꿈 이루려고

 

자식들과 같은 또래의

착한 선생들이 수업하는

나눔야학에 다닌지 두 해

 

거의 한 날도 빼먹지 않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보고 듣고 쓰고 되뇌이며

 

배움과 깨침의 기쁨 누리고

떨리는 가슴으로 응시한

고졸검정고시에 어렵게 합격

 

그러나

나이 60이 넘은 그이는

검정고시가 꿈은 아니었단다

 

집 밖으로 나오고 싶었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서

발디딘 곳이 이곳 야학이란다

 

남들은 시험 합격하면

다들 발 길을 끊는 데

그이는 계속 나오고있다

 

배움의 기쁨을 알고

가르치는 보람을 알려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마련한

 

그리운 동요 정겹게

흥겨운 캐롤 신나게

간절한 꿈노래 함께 부른

 

이 눈물겨윤 졸업식 덕분에

찬 바람부는 겨울저녁

우리는 서로가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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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8. 10. 31. 14:26


나눔야학 개교 이래 처음 졸업생 한 분이 생겨서 조촐하게 자리를 마련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4절까지 다 함께 부르는 거로 졸업식 축가를 대신했는 데 "설렘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이 부분에서 목이 메었다.


이어 주인공 졸업생을 위해 동료 학생들과 교사들 몇이 돌아가며 축하 말을 나눴다. 올봄에 초등과정을 마치고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자신의 어머니가 떠오른다며 잠시 울먹이는 영어 선생님. 이번 검정고시 잘 못 봤지만, 야학에 더 나올 수 있게 되어 너무너무 행복하다는 학생분. 아낌없이 나눠주는 선생님들 열심히 배우는 학생분들 만나니 힘 나고 힐링 된다는 도우미샘. 나눔야학 덕분에 소원도 풀고 남편이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며 얼굴 가득 미소 품고 좋아하는 그리고 앞으로 사회복지사 시험에 도전하여 자기처럼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언젠가 야학의 후배님들께 도움이 되고 싶다는 착하디 착한 우리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으로 전하는 이야기에 우리는 어느새 하나가 되었다.


야학에선 모두가 선생님이다. 배움에 누구보다도 앞장선 학생들이 최고의 선생님이고 그런 학생들이 보고 싶어 퇴근 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나누는 이들도 선생님이다.


한 사람을 축하하기 위해 모두 한마음이 된 한여름 밤의 졸업식 이런 감동과 기쁨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이고 싶다.                                                                


- 나눔야학 교사 박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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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관악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박영하 선생님이 아닐까 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중 한 분이지요. 지역에서 박영하 선생님을 만난 건 2017년 초부터 입니다. 경청과 관계성 회복 프로그램인 신뢰서클 모임과 의료협동조합 활동인 '통증아카데미' 수업에서죠. 


청소년을 위한 인문교양 서적인 '묵자'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꿈 노트’를 통해 이미 성함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만날 뵐 수 있었던 건 그맘 때입니다. (사진 오른쪽 박영하 선생님. 야학 개학식에서 교과서를 나눠주는 모습)


2017년 초 자활센터 주민분들을 대상으로 나눔야학을 기획했습니다. 자활내 34% 정도가 이력서조차 낼 수 없는 고졸 미만의 학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좋은 취지였지만 학생을 가르칠 봉사자 구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지역 교원단체에 이야기도 해 보았지만, 급히 진행된 기획이라 과목별 담당 선생님을 구할 수 없었지요. 


"저희 야학에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가 없는데 선생님이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물론이죠~" 한 번의 망설임 없이 기꺼이 응해 주셨습니다. 박영하 선생님은 전 서울 여상 윤리 교사입니다. 교사였다고 하지만 바쁜 일정에 정규적인 수업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도 흔쾌히 대답해 주셨어요. 통증 아카데미 수업에서 제가 해드린 마사지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면서 "빚진 마음이 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좋은 교육을 받았고 또 20년 교직 생활도 잘 누렸고 풍족하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았어요. 이 나이쯤 되니 제가 받은 걸 사회에 나눠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회에 발 디딜 때 만해도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 그래도 사회 분위기였고 꿈도 꾸고 키워나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나오고 당연하다는 듯 계급을 나누게 됐어요. 저는 청소년, 청년들에게 그런 사회적 계층이 아닌 누구나가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꿈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책도 썼고, 앞으로 꿈을 지원하는 회사도 한번 만들어 볼까 합니다. 꿈수저 좋지 않아요? 잘되지 않을까요?"

 

꿈을 키우는 회사 멋지지 않나요. 저나 나눔의집은 그런 선생님의 꿈을 응원합니다. "그럼요. 선생님이 하시면 잘 되실 것 같습니다." 

Posted by 봉천동나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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