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7. 12. 31. 19:13


2017년 민들레 한글교실이 지난 11월 23일 겨울방학에 들어갔습니다. 3월 첫 수업엔 15명이 오셨는데 11월에 들어오셔선 열 분 이하로 줄었어요. 일흔이 훨씬 넘는 분들이다 보니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지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30주 동안에 뇌 수술을 하신 분도 계시고 혈관에 문제가 생겨 반신 마비가 온 분도 기력이 떨어져 더는 걷기가 힘들다며 "나가지 못해 미안하다"는 어르신도 계셨어요. 모두 건강하셔야 하는데...


비록 수업에선 뵙지 못하지만 바람 쐬러 나오신 어른들을 가끔 보게 된답니다. 그때마다 어르신들은 두손을 꼭 잡고 "미안해서 어쩌지"라며 어쩔 줄 몰라 하세요. 그럼 저는 "어쩌긴요? 어머니 제가 찾아가면 되지요."라고 말한답니다. 배움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저희 민들레 한글교실의 더 중요한 존재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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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나눔의집 소식2016. 12. 24. 14:14

민들레 한글교실 종강 그리고 작품 전시회. 


지난 11월 24일 2016년 봉천동나눔의집 민들레 한글 교실이 30주간의 수업 일정을 마쳤습니다.  ‘ㄱ’, ‘ㄴ’ 삐뚤빼뚤 한 글자 써 나가기도 힘들었던 3월 첫 시간과 달리 지금은 정성 들여 써 왔던 글자 하나하나의 시간이 모여 글씨에도 힘이 생기고 자신의 이야기도 문장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11월 마지막 주에는 1년 동안 활동한 어르신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일주일간 작품 전시회도 가졌답니다.


나눔의집 30주년 '주문'을 부르다


지난 11월 13일 시청 서울주교좌성당과 정동 세실극장에서 나눔의집 설립 30주년을 맞아 ‘성찰과 결단’을 주제로 기념 감사성찬례 및 축제를 했습니다.

특히 기념 축제는 9개 나눔의집 별로 준비한 공연으로 진행됐고 저희 봉천동나눔의집은 실무자 합창으로 노래패 꽃다지의 '주문'이란 곡을 함께 불렀습니다. 4월부터 한 달에 한번 짧은 연습만으로 화음을 맞춰야 했지만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다만 기우였을 뿐 서로 눈을 맞추며 한마음임을 확인하며 즐겁게 감동의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공부방 주인입니다! 공부방 평화협정.


7월 말 공부방 규칙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공부방 규칙을 아이들 스스로가 새롭게 만든 것이지요. 

평화협정! 7월에 만든 규칙이 정착하기까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최종 합의안이 11월에 나왔고 지금은 안정화 되었습니다. 변명하지 않기, 개인 취향 존중, 물건 던지지 않기 등등 무려 20가지나 됩니다. 아이들 스스로 의견을 내고, 결정한 것이기에 스스로 잘 지키고 공부방을 생각하는 마음도 깊어지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도 커졌습니다.


수확의 기쁨도 나누고 맛나 고구마도 먹고~


고구마 수확의 시기를 맞이하여 관악지역자활 도시 영농 사업단이 지역 아이들과 함께 고구마 캐기 체험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도시영농 사업단에서 열심히 가꾼 고구마를 한누리공부방 친구들과 수확하는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우리 선생님들과 색다른 체험의 기쁨을 맛본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 보이네요^^


미래의 여성 보디가드~~ 유** 양~~


그룹홈 행복한우리집 둘째 유**(중 2)이 합기도대회에서 구청장표창을 받았어요. 또, 종합단체 연무 1위도 했습니다. 아직 도장에 나간 지 1년도 안 되었는데 소질이 있는 거 같죠? 유**의 장래 희망은 경호원이나 스턴트 걸이 되는 거랍니다. 경호원이 되려면 영어도 필요할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그래서 요즘에는 아이쿱협동조합의 도움으로 영어 개인 교습도 받고 있답니다. ^^



자활 참여주민 인문학 교육 입학식


자활 참여주민 인문학교육 입학식이 10월 28일 진행되었습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함께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을 모아 의지를 갖고 모이신 우리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희망이라는 단어를 그려봅니다^^ 꽃과 선물을 나누며 서로의 참여를 축하하며 앞으로 5번의 교육을 기대합니다~


지진, 태풍, 화재, 교통-청소년 재난 대처 교육


얼마 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위험성과 대처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총 2시간 동안 ‘지진 외 3가지 재난(태풍/화재/교통)에 대한 교육을 받고 왔습니다. 지진과 태풍, 화재, 그리고 교통사고에 대해 직접 몸으로 체험함으로써 재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되었고, 재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관악중 일일 직업체험프로그램 ‘드림터’


10월 27일 관악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함께 일일 직업체험프로그램인 ‘드림터’를 진행하였습니다. 체험을 진행하는 동안 일에 집중하는 관악중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오늘 체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또한, 꿈을 찾고자 노력하는 학교 친구들을 위해 현장을 제공해주시는 많은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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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놀러 온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어. 그동안 공부도 알려 주고 오늘 이렇게 좋은 거 보여주고 밥도 맛난 것 주고 어떻게 고맙다 해야 하지?”

 

한쪽 눈이 잘 안 보이는 김 할머니(83)는 고마움을 표하시며 제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숙이시더니 손등에 입맞춤을 해주셨어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딸아이를 제외하고 손등에 입맞춤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살짝 당황스럽고 가슴 떨리더군요. ^^

 

그리고 뭐 별로 한 것도 없었는데 너무 고마워하셔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어머니. 모두 다음 학기 때까지 아프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배웠던 것 꼭 다시 보셔야 해요. 그리고 모르시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사무실로 오시고 저도 그리고 다른 선생님도 계시니 물어보세요. 그리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놀러 오셔서 차도 마시고 사는 이야기도 하시고 하세요. 그리고 오늘 찍은 사진은 다음 학기 오셔야 드립니다.”

 

사진 받아 보려면 꼭 가야겠네. 호호호

 

봉천동 나눔의집 민들레 한글 교실이 전반기 15주간의 교육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621일에는 10분의 어르신들과 안양유원지로 종강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대부분 가정 살림이 어려운 분들이라 이런 나들이는 어르신들에겐 큰 경험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네. 고마워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에 1학기 매듭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봉천동나눔의집 민들레 한글 교실이 2달간의 방학에 들어갑니다.

 

전반기 동안 열두 분의 어르신들이 자음 14자를 함께 공부했습니다. 14자 자음과 이에 따른 낮말들을 배우는 것이 평균 연령 80의 어른들이 소화하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전에 배움이 있던 분들은 쉽게 따라가거나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보다 낮아 흥미가 좀 떨어진 분들도 계시지만 전체적으로 어렵게 어렵게 한 학기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두 달 동안 어딜 가지...” 아쉬워하는 어머니들의 목소리에 두 달 후에 뵙겠다는 저희의 목소리에 미안함이 가득합니다.

 

어르신 건강한 모습으로 8월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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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민들레 한글 교실' 참석자 어머니 중 일부는 수업과 별도로 책 읽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익히기도 벅찬 분이 많지만, 개중에는 어려운 받침을 제외하곤 느리지만 읽는 것에 불편함이 없는 분도 계셔서 이번에 수준별 맞춤 학습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열두 분 중 비록 네 분 정도만 따로 수업하는 것이지만, 빠듯한 예산과 인력으로 별도의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공간도 따로 마련해야 하고 어르신이 읽을 만한 책도 따로 구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공간이야 옆방을 슬쩍 빌려 사용하면 되지만 예산 책정이 안 되었기에 책은 예산 외 사비로 구매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됐습니다. 어르신이 좋아할 만한 주제로, 분량도 적당한 그러면서도 저렴한 책이 뭐 없을까 싶어 지혜를 나누고자 SNS에 책을 추천 받는다는 소식을 올렸습니다.

 

시집부터 다양한 동화책들 그리고 어린왕자와 상뻬의 어른들을 위한 그림동화까지 다양한 추천이 들어왔고, 그리고 책을 후원할 수 있겠다는 도움의 손길도 있었습니다.

 

518일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저희에게 필요한 동화책을 보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책과 책 사이에는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회원 어린이의 격려 편지가 들어있었어요


"할머니께

열심히 한글

공부 하셔요"

     - oo올림


14자 짧은 글이었지만 가슴이 뭉클하고 한글교실 어머니들도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어머니들도 이 학생에게 감사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우선 감사함을 전합니다. “사랑하고 감사해요.” 그리고 책을 보내주신 느티나무도서관과 김신아 목사님 그리고 연결해 주신 홍보연 목사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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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민들레 교실에도 반장님이 계세요.

 

안성효(가명) 어머니.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지 2년 정도 되었습니다. 저희 봉천동 민들레 교실뿐만 아니라 이웃한 복지관에서도 한글 수업을 받고 계시죠. 배우지 못한 한 만큼 열정도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 열정만큼 반에서의 한글 실력도 가장 좋고요.

 

과제 외에도 일기를 한번 써 보는게 어떠냐고 했더니 매번 일기도 빼놓지 않고 쓰시고 현재의 수업이 자신이 배운 것보다 수준이 낮지만, 반복이 필요하시다며 가장 열심히 참여하고 과제도 빼놓지 않고 하십니다.

 

한 달 전부터 나눔의집에서는 한 주에 한 편씩 시를 읽어 드리고 있습니다.

 

글자를 쓰고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글의 유익도 알려드리고 싶어서지요. 어머니들에게 시를 읽은 후의 느낌도 물어보고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은 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과제로 내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 중에 읽고 한 번쯤 써 보는 것도 권장하고 있지요.

 

처음엔 어휘나 격식이 파괴된 문장에 당황스러워하셨어요.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셨는지 시 읽기를 즐거워하세요. 그리고 나눠준 프린트의 시를 주 중에 반복해서 읽고 '이런저런 느낌이더라'라고 말씀도 해주시지요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 저희 반장님이 자신이 겪었던 일상을 짧게 한 편 써주셨어요.

 

있는 그대로의 날 것을 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진솔한 표현이 여느 문필가 못지 않다고 전 생각했습니다


제목은 '가을 기억'입니다. 뭐 아직 봄이긴 하지만 ^^;; 요즘의 느낌이 꼭 봄일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자 그럼 우리 봉천동 민들레 교실 반장님의 작품을 감상하겠습니다.




제목 : 가을 기억

 

가을이 성큼 다가와 미소 짓는다.

옛날에 글을 읽지 못해서

은행에 가서 돈을 뽑는 상황에

글을 읽지 못해 부탁을 해야 됐는데

창피해서 일부러

손에 붕대를 감고 부탁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서 잘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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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學靑春… “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


晩學靑春… “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 기사의 사진
권춘섬 할머니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에 나이가 있나요/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 인기 트로트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의 핵심어인 사랑 대신에 공부를 넣어 개사한 것이다. 이 노래처럼 사는 ‘만학청춘’ 3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모국어를 처음 배우며 신나한다. 희수(喜壽)에 가까운 노인은 도서관을 오가며 ‘더 나은 사람’을 꿈꾼다. 환갑을 훌쩍 넘긴 신사는 사이버대 강의를 수강하며 평화로운 저녁을 보낸다. 이들은 지식을 더하며, 기쁨을 더한다. 배움은 늘 새롭다. 봄에 피어나는 하얀 목련처럼. 만학은 청춘이다.

80대 서울 ‘민들레한글교실’ 권춘섬 할머니 

“곡절 많은 내 인생, 내 손으로 써보고 싶어”… 머리 흰 할머니 10여명 연필로 단어 꾹꾹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성현로 한 임대아파트의 관리사무소 3층.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장익성 대한성공회 봉천동나눔의집 사무국장이 한 할머니에게 한글 자음을 읽어주고 있었다. 머리 허연 할머니 10여명이 책상에 앉아 자음이나 모음, 한글 단어를 각각 연필로 꾹꾹 썼다. 평균 연령 80세인 ‘민들레한글교실’ 풍경이다.  

권춘섬(86)씨는 연필을 꽉 쥐고 ‘미꾸라지’를 따라 쓰고 있었다. 진분홍색 점퍼를 입은 할머니는 나이에 비해 젊어 보였다. “또박또박 잘 쓰시네요”라고 말을 건넸다. 권씨는 “여기 와서 많이 배워서 그래. 이렇게 매일 배우니까 얼마나 좋아?”라며 환하게 웃었다. 1930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할머니는 8남매의 넷째였다. “소학교도 못 갔어. 제일 큰오빠 딱 하나만 학교에 갔지.” 

그는 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하나님이 우리 8남매를 모두 남한으로 불러주셨지.” 할머니의 남편은 6·25전쟁 때 지뢰를 잘못 밟아 팔을 잃어버렸다. “내가 돈을 벌어야 했지. ‘양공주’나 미군들 빨래해 주면서 억척스럽게 살았지. 새끼들 안 굶기려고….” 권씨는 경기도 파주 미군 부대 근처에 오랫동안 살았다. “세 자식들 얘기하려면 너무 길어져.” 그가 다시 글을 썼다. “‘가’자를 잘못 쓰면 ‘거’자가 되어 버리더라고.” 권씨는 맨 아랫단의 ‘토끼’를 따라 쓰며 말했다. 

할머니에게 한글을 다 배우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곡절 많은 내 인생을 쭉 한번 써보고 싶은데 될 수 있을까나?” 옆에 있던 장 사무국장이 “당연히 하실 수 있죠”라고 맞장구쳤다. 할머니는 “호, 호”하고 웃었다. 수업을 마친 뒤 할머니를 현관까지 배웅했다. “요즘 난 천국 가는 날까지 재미있게 배우고 건강하게 지내도록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어.” 

할머니의 키는 1m40㎝도 안 돼 보였다. 지팡이를 쥐고 조심조심 걸어갔다.
-국민일보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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